절지동물(Arthropod)
제가 예전에 만들어놓은 노트 필기를 바탕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시간은 없고 뭔가 글은 올리고 싶고, 그럴 땐 과거에 만들어놓은 자료를 ctrl+c, ctrl+v 하는 수밖에 없네요.
오늘은 절지동물(Arthropod)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절지동물은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1. 피부기생(Ectoparasites)
A. 옴진드기(피부 각질층)
B. 모낭진드기(모낭)
C. 이(머리, 몸통)
D. 승저증(파리 관련)
2. 피부교상(Injurious arthropods, 물려서 생긴 상처)
A. 털진드기(Leptotrombidium)
B. 작은발톱진드기
C. 집쥐진드기
D. 참진드기(Ixodes)
² 참진드기를 제거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참진드기의 mouth part인 구하체가 피부에 박힌 채 남아 있어도 만성염증을 일으킵니다.
3. 알레르기반응(Allergic reaction)
Ø 충체나 분비배설물에 이미 감작(sensitized)된 사람에게서 과민반응 유발.
A. 세로무늬먼지진드기(Dermatophagoides)
B. 큰다리먼지진드기
C. 귤응애(Panonychus)
4. 독성반응(Toxicity)
Ø 밀가루 같은 곡물(가루), 치즈, 건어물(고기) 등의 저장식품에서 사는 절지동물들에 의해 유발됩니다.
A. 굵은다리가루진드기
B. 긴털가루진드기
C. 고기진드기
5. Vectors
Ø Vector인 진드기들 자체 문제가 아닌, 얘네가 옮기고 다니는 미생물이나 기생충에 의해 문제가 생깁니다.
A. 털진드기(Leptotrombidium) 유충 – 쯔쯔가무시를 옮기고 다님.
B. 참진드기(Ixodes) 유충 – Lyme병을 일으키거나 또다른 parasite인 Babesia를 옮기고 다님.
6. Psychologic response(심리적 반응)
Ø 실제로는 기생충에 감염이 안되었는데도 “내 몸이 꿈틀거리고 있어!”라고 절규하며 망상(delusion)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런 반응을 곤충공포증, 진드기 공포증이라고 부릅니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마저 엉망진창이면 피충망상증이라 부릅니다.
I. 피부기생
A. 옴벌레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3억명 정도의 사람이 걸려있습니다. 영어로는 사람에게 걸렸을 때와 동물에게 걸렸을 때를 구분하지만 하지만 한국말로는 둘 다 ‘옴’입니다.
성충 옴이 피부를 뚫고 진피의 상층부에 sinus burrow(동굴)를 만들고 여기에 알을 깝니다. 알은 3일쯤 후에 부화를 한 후 larva가 되며 larva가 또다시 새로운 동굴을 파고 여기서 삽니다. Larva는 4일쯤 후에 성충이 됩니다.
잘 감염 부위는 우리 몸에서 ‘접히는’ 습한 부위입니다. 손가락 사이, 오금(popleteal fold), 사타구니, 여성의 경우에는 가슴의 밑부분을 들 수 있습니다.
옴벌레가 우리 몸에 와서 돌아다니며 분비물을 생성해대면 정말 가려워서 긁고 또 긁게 됩니다. 결국 피가 나고 각질이 일 정도로 긁게 되고 이곳을 세균이 파고 들어 이차감염이 일어납니다.
옴벌레에 의한 감염은 type IV hypersensitivity를 일으키므로 피부를 조직학적으로 관찰하면 혈관 주위에 T cell들의 두터운 세포 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Immune-compromised patient에게선 심하게 각질화한 피부염을 일으키는데 이를 crusted scabies(scabies = 사람에게 걸린 옴) 혹은 Norwegian scabies(노르웨이 사람에게 많이 걸림)라고 부릅니다.
옴벌레는 감염자 그 자체나 그들의 옷, 침구류와의 직접접촉에 의해 발생합니다. 옴에 걸리고 나면 몸의 다른 부위로 전파되는데, 이는 가렵다고 옴을 긁었던 손으로 다른 신체 부위를 건드리면서 이루어집니다.
영어로 굳이 사람에게 걸리는 옴, 동물에게 걸리는 옴을 구분한 이유는 옴들은 각자의 숙주 선호도가 있어서 동물을 선호하는 옴은 동물에만, 사람을 좋아하는 옴은 사람에게만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축이나 애완동물의 옴은 사람에게 잘 옮지 않습니다.
치료 시엔 5% permethrin cream(연고 형태)를 발라줍니다. 혹은 1% BHC(Benzene hexachloride = Lindane)을 연고 형태로 발라줍니다. 과거에는 sulfur oinitment(황가루를 바세린 등에 섞어서 연고 형태로 만든 것)를 사용했습니다. 이 때 어떤 연고냐에 상관 없이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전체에 다 발라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1주일 후에 다시 도포를 합니다. 그 이유는 처음 연고를 바를 때 아직 알로 지내던 녀석들이 부화하고 성충이 되는 것을 기다렸다가 박멸하기 위해서 입니다. 요충의 경우에도 같은 이유로 약 먹고 2주 후에 또 먹어야 했습죠.
B. 모낭충
안면 부위(face), 특히 이마나 코나 눈썹의 모낭(follicle) 혹은 피지선에 감염됩니다. 감염이 되면 모공이 커지면서 여드름이 생깁니다. 국부적 각막염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치료는 보통 불필요하지만 너무 심해진 경우 BHC 연고를 줍니다.
C. 이(Pediculus humanus, 머릿니 = ~ capitis, 몸니 = ~ corporis)
전체 생활사가 사람 숙주에게서 일어납니다. 머리에 사는 ‘머릿니’와 몸에 사는 ‘몸니’로 구분합니다. 옴벌레와 달리 한글로도 구분을 하네요. 또 별개로 특성이 좀 다른 ‘사면발이(=사면발니)’가 있습니다.
“서캐(이의 충란) -> 유약충(nymph) -> 성충”의 성장 과정을 밟습니다. 서캐는 육안으로도 보이며 wood’s light에서 형광을 띱니다. 서캐가 성충보다 훨씬 더 골치 덩어리입니다. 서캐에는 연고도 잘 듣지 않으니 그저 참빗으로 필터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유약충과 성충은 모두 흡혈(피부에서 피를 빨아먹음)을 해서 먹고 삽니다.
이(Lice)는 매우 인간과 언제나 함께 해왔으며 심지어 미라에서도 발견됩니다.
이에 주로 걸리는 건 초등학생들입니다. 불쌍한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옮아옵니다.
온도에 민감합니다.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매우 활동적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예전에 군대에선 사우나에 들어가면 이가 빠릿빠릿 돌아다니는 걸 이용하여 이를 톡톡 잡았다고 합니다.
이의 분류(머릿니, 몸니, 사면발이)
- 머릿니
n 이름 그대로 머리에 주로 분포합니다.
- 몸니
n 신체 중 옷으로 가려지는 부위에 주로 감염되므로 피부보다는 옷을 검사해야 합니다.
n 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직접 접촉을 하게 되거나 이가 있는 사람의 옷, 모자, 털!과 접촉하면 감염됩니다. 혹은 극장, 기차, 비행기 등의 푹신푹신한 털 의자에 다른 사람의 이가 떨어져있는 경우 여기에 앉아서 몸니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n 몸니는 이-매개성 질환(Louse-borne disease)의 벡터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 사면발이
n 음모에 주로 기생합니다. 이걸 보면 Sex-transmitted disease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면발이가 심해지면 눈썹에까지 감염됩니다. 혹시 ~~ 파트너(A.K.A. SP)가 있다면 치료 시 본인뿐만 아니라 ~~ 파트너(A.K.A. SP)도 반드시 같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오랜 기간 이(Lice)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피부가 두터워지고 과색소 점들이 나타납니다. 이를 Vagabond(방랑자, 여행자)’s disease라고도 부릅니다. 여행자들은 기차나 비행기를 많이 타서 이에 잘 걸리나 보네요.
치료를 위해선 우선 이가 있는 옷가지들을 제거하고 털어야 합니다. 그리고 BHC(=Lindane) 로션을 바르거나 BHC 샴푸를 이용해 머릿니나 몸니를 없애줍니다. Permethrin(옴벌레랑 똑같은듯)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성충과 달리 서캐는 약제에 잘 듣지 않으므로 참빗으로 제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D. 승저증(Myiasis)
파리의 유충인 구더기에 의한 감염입니다.
승저증은 다음과 같이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① Specific myiasis : 유충 단계의 발생을 위해서 살아있는 숙주를 필요로 합니다. 즉 살아있는 숙주에게 사람에게 알을 놓습니다. (Dermatobia)
② Semispecific myiasis : 사체나 부패물에 알을 낳는 파리에 의한 감염으로 쉬파리(Sarcophaga), 금파리(Lucilia)가 semispecific myiasis의 원인입니다. 사체나 부패물에서 양분을 얻습니다.
③ Accidental myiasis : 숙주가 필요 없지만 굳이 구강 혹은 비뇨생식계에 알을 낳아 구더기가 장이나 배뇨생식기로 들어가는 감염입니다. 이름처럼 우연인 경우가 많겠네요.
④ Nosocomial myiasis : 병원에 입원한 환자에의 노출된 상처나 궤양 부위에 파리가 알을 까서 감염된 경우입니다.
여기서 문제 : 소화계 수술 환자는 코에 튜브를 넣어 음식물을 공급 받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환자의 입으로 구더기가 나왔습니다. 조사해보니 파리가 코로 들어가야 할 음식물에 킁아를 해놔서 파리의 알이 튜브를 타고 환자의 장으로 바로 가서 유충이 된 것이었습니다. 이 경우 위의 분류 중 어디에 해당할까요?
답 : accidental & nosocomial.
파리목에 대해 쭈욱 적어놨습니다. 파리는 매우 많고 다양합니다. 큰검정파리는 살아있는 숙주에 알을 놓습니다(Specific)
쉬파리(not 쇠파리!)와 금파리는 사체나 부패물에 알을 놓습니다(Semispecific). 말등에 붙은 ‘등에’도 파리네요. 초파리는 과일 주위에 몰리지요. 바나나나 포도 같은 과일에 엄청 변을 싸질러놓습니다. 덕분에 과일을 먹으면서 고용량의 단백질 성분(알)도 섭취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구더기 치료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는 잘 낫지 않는 상처의 치료에 구더기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사체나 부패물에서 영양분을 얻는(semispecific) 구더기를 상처 위에 올려 놓으면 1. 죽은 조직만을 녹여서 상처를 치유하고, 2. 구더기의 장(腸)에 공생하는 박테리아(Proteus mirabilis)에서 분비되는 물질에 의해 세균 감염을 치유합니다.(무슨 물질인지는 잘 모름) 3. 또 새살이 돋는 것도 자극해줍니다. 구더기 치료법 광신자는 이를 bio-surgery라 예찬한다고 합니다.
영화 글레디에이터에서 러셀 크로우가 노예로 팔려가는 장면에도 나온 이 구데기 치료법의 역사를 굳이 말해보겠습니다. 성경에도 구더기 치료법이 언급되고, 남북 전쟁 때 군의관이 구더기를 최초로 ‘의도적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조그만한 상처만 나도 이차 감염 등에 걸려 죽는 일이 허다했다고 합니다. 1차 대전 때까지도 구더기 치료법이 각광을 받다가 그 후 플레밍이 1928년에 페니실린을 개발(상처 부위의 감염을 막을 수 있게 됨)하자 구더기 치료법은 외면을 받게 됩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항생제 내성 등의 문제가 대두되니까 다시 구더기 치료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욕창(우리 몸의 어느 부위든 지속적인 또는 반복적인 압박이 주로 뼈의 돌출부에 가해짐으로써 혈액순환이 잘 안 되어 조직이 죽어 발생한 궤양)이나 당뇨병에 의해 감염되기 쉬운 당뇨병 환자의 말단 부위(특히 발)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