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송 중 하나인 "BBC Outside Source"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S3XGZxi7cBXppyIsy1qor5V3WJ1s_qaN
진행자는 나에겐 이제 친구같이 느껴질 정도로 친숙한 "Ros Atkins"다.(보다보면 꽤 훈남이다 ㅋㅋ)
'퀸'의 로저 테일러가 나온 학교인 Truro School을 졸업했고, Jesus College, Cambridge에서 역사학을 전공했으니 한국 소재 대학을 나온 나로서는 감히 "이 사람이 엘리트다, 아니다"라고 말할 자격이 없는 듯하다.(즉, 엘리트다...)
아무튼, 이 사람이 진행하는 BBC Outside Source를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이유를 몇 가지 들어보겠다.
1. 초저예산 느낌이 난다.
원맨쇼로 진행한다. 터치 스크린 하나를 회사 복도 같은 허름한 곳에 갖다놓고 혼자 진행을 한다. 그런데 결코 퀄리티가 낮지 않다. 이런 열악한(?) 장소에서 혼자서(물론 카메라맨과 오디오 스태프는 옆에 있겠지만) 진행하는 뉴스인데 웬만한 뉴스보다 몰입감이 높고 정보도 알차고, 심지어 재밌다. 기업재무적 표현을 빌리자면, ROIC(Return on Invested Capital)가 굉장히 높다. 이 사람은 아이패드 하나만 손에 쥐어줘도 전세계인이 보는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좀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나는 ROIC가 높은 회사나 조직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 고예산 느낌을 체험하고 싶으면 https://www.youtube.com/watch?v=HL3TpRQ-oa4 : 10:00 경에 어색한듯 자연스럽게 컵을 잡는 모습이 압권.)
2. 화면이 감각적이다.
사실 BBC는 세계 최초의 방송이고, 투입되는 자본도 엄청나기에 한국 방송 프로그램들과 비교하는 것이 어불성설일 수 있다. 하지만 사소한 장면 하나하나도 굉장히 감각적인 것은 단지 투입 비용의 차이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3. 정보 전달이 깔끔하고 간략하면서도 방대하다.
진행 시간은 평균 10분 정도여서 쉬는 시간에 짬을 내어 보기에도 충분하다. 하지만 내용은 굉장히 알차다. 몰입해서 보면 10분이 휙 지나가버린다. 세계의 상황을 어떻게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지 감탄하게 된다. 또, 이건 영미(英美)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타 국가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접근성이 굉장히 좋다. 한국을 예로 들어보자. 한국인인 당신이 회사 홍보부 팀장인데 밀린 업무를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그런데 갑자기 전화가 걸려온다. "BBC입니다. 당신 회사에 대해 취재를 하고 싶은데 시간 좀 내줄 수 있습니까?" 홍보팀장인 당신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 있을까? 반면에, '가봉'(비하 발언 아님. 그냥 1인당 명목 GDP가 최하위권이길래 예로 들었을 뿐)의 국영방송에서 취재를 나왔다고 하면 "죄송하지만, 지금 너무 바쁘니 다음에 연락 주십시오"라고 답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 게다가 세계 곳곳에 "현지에 오래 거주한 특파원"이 자리잡고 있어서 가끔씩은 한국의 소식을 BBC를 통해 더 깊이 있게 전달받을 때도 있다.
한국 언론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건들까지 현장감 있게 보여주는 게 BBC Outside Source의 큰 매력이다.
4. 영어 공부가 된다.
양질의 정보가 영어로만 출판되는 경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영어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정보 격차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게다가 세상이 팍팍해지다보니 정보 사회의 상위 계급에 있는 사람들이 굳이 영어로 된 정보를 한글로 번역해주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가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 정말 이게 종말로 향하는 폭주 기관열차인가 싶을 정도로,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영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져가는 지금, 영국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 건 권장할만한 일이다.
평소에 국제 정세에 관심이 있거나 영어 공부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는 이 방송을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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